초등학생 '준호'는 수영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늘 4등에 머무릅니다. 4등을 할 때마다 펄쩍 뛰는 엄마는 아들을 1등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코치를 만나죠. 수영장에서 돌아온 아들의 멍든 몸을 보면서도, 엄마는 오직 금메달, 1등을 위해 눈을 감습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일까요, '거의 1등'을 달성한 날 아빠는 아들이 코치에게 맞는다는 사실을 알고 기함하는데요. 

준호는 계속해서 코치와 함께 할 수 있을까요? 맞지 않으면 꿈에 그리던 1등은 할 수 없는 것일까요. '폭력'과 '결과'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4등》은 왓챠와 넷플릭스 모두에서 감상할 수 있답니다.

아들의 1등에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는 엄마는, 아들이 코치에게 맞는다는 사실보다 1등을 하지 못하는 것이 더 무섭다고 털어놓습니다. 준호에게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을 알아도 성적을 올려준 코치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겠죠. 아이가 가장 믿고 의지할 엄마의 이런 대사는 공포스럽기 짝이 없네요.

영화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어떻게 폭력에 물드는지 보여줍니다. '맞아야 할 짓을 했으니까', '좋은 결과를 내려면' 당연히 맞아야 한다는, 종단에는 납득하고 스스로 전염시키는 폭력의 은밀함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었어요.

결국 코치와 헤어진 준호는 혼자서 대회를 준비합니다. 헤엄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빛의 에너지를 받아가면서' 자유롭게 레인을 유영합니다. 1등은 하고 싶지만, 더 이상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니게 된 것이죠.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사람의 모습은 정말 멋지게 느껴집니다. 준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꼭 1등을 해야 하는 건지, 4등을 하더라도 아름다울 수 없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 에디터 차차: 좋은 영화를 잊지 않기 위해, 흘러가는 생각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쓰기로 결심했어요. 초보직장인 인생에 재밌는 일 하나쯤 있어 다행이에요. 많은 영화를 보고 주말구조영화위원회만의 색깔이 담긴 영화를 소개해나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