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슬리 명문 여자대학교 미술사 교수로 임용된 캐서린은 학교에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큰 꿈을 안고 학교생활을 시작하죠. 하지만 재수없게 구는 학생들과 학교에 자리잡은 가부장적인 분위기로 인해 변화는 커녕 학교에 적응하는 것부터 쉽지 않아요.

어떤 학생은 캐서린과 함께 변화를 꿈꾸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다른 학생들은 전통에 벗어난 행동을 하는 캐서린에게 반항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캐서린은 학교를 바꾸겠다는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과연 그녀의 목표는 정말 긍정적인 변화만을 의미할까요? 지금 왓챠에서 확인하세요.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 만큼, 당시에는 사회적 분위기가 ‘좋은 아내가 되기 위해’ 여성들의 대학 진학을 장려했었죠. 이는 신문 광고에서도 드러났는데요. 캐서린은 결혼을 위해, 주부로서의 삶을 위해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표해요. 결국 여성에게 코르셋을 씌우는 광고들을 보여주며, “너희가 대학교에서 배운 물리학은 고기 근수 계산에 쓰이겠지”라고 외치죠.

물론 지금의 현실과는 매우 달라요. 오늘날엔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꿈을 펼치기 위해 대학교를 다니죠. 하지만 여전히 육아와 출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는 안타까운 경우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곤 해요. 물리적인 문제라면 어쩔 수 없지만, 회사에서, 학교에서 여성이 꿈을 펼칠 기회를 눈치주며 빼앗는 경우는 더이상 없길 바라요. 

캐서린은 뛰어난 학업 성적에도 불구하고 원하던 대학원을 가지 않고 주부로서의 삶을 선택한 베티를 보며 안타까워하죠. 베티에게 다시 대학원에 지원해보라고 설득하는데요. 이 때 베티는 캐서린 역시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고 일깨워주죠.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한 건 선생님이에요”라고 말하면서요. 주부, 그리고 누군가의 선택을 마음대로 낮게 평가하는 캐서린의 무의식을 지적한 것인데요.

저도 어쩌면 그럴 듯한 직업을 갖지 않고 가정에 헌신하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대로 그들의 삶을 동정하기도 했던 듯해요. 하지만 사람마다 중요시하는 것들이 다른 만큼, 우리는 모두의 선택을 마땅히 존중할 필요가 있겠네요. 함부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판단하고, 단순화하는 것도 경계해야 할 자세같네요.

그럼에도 저에게는 머리를 울리는 영화였어요. 여성 인권에 대해 외치는 영화는 많지만, 그 안에서도 “주부로서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영화는 흔치 않았거든요. 개방적인 생각, 깨어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지만 저 역시도 놓치고 있던 지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저의 생각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영화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