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나타난 재앙신을 물리친 대신 저주를 입게 된 '아시타카'. 그는 저주를 풀기 위해 서쪽 시시신의 숲으로 향합니다. 우연히 마주한 전투에서 부상병을 구해준 것이 인연이 되어 '타타라 마을'을 방문하게 되는데요. 아시타카는 재앙신을 만든 것이 마을의 지도자 '에보시'의 총알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사슴신의 목을 베려는 에보시(인간)와, 그녀를 막으려는 멧돼지 '옷코토누시' 그리고 들개의 신 '모로'(자연). 그리고 인간이지만 동족을 증오하는 원령공주 '산'까지. 아시타카는 멈추지 않는 갈등 사이에서 서로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최고의 작품 중 하나를 넷플릭스에서 감상하세요.

"너한테는 미안하게 됐다. 그건 분명히 내가 쏜 총알이다. 멍청한 멧돼지. 저주할 거면 날 저주할 것이지." 진실을 말해주는 에보시에게 분노한 아시타카의 '저주받은 팔'이 칼을 뽑으려하자, 누워있던 나병환자는 그녀를 베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그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에보시는 나병환자들을 입히고 재운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하죠. 

인간은 나무를 베고 책을 만들어 모두가 사회의 규범을 배울 수 있게 했고, 잔인한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 약으로 수많은 신생아들의 죽음을 막기도 했죠. 에보시는 숲의 파괴자이자 동시에 여성들과 나병환자들의 삶을 지켜낸 리더이기도 합니다. 인간과 자연 사이에는 그 어떤 절대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죠.

인류의 기술이 발전하기 전 자연의 힘은 그저 경외의 대상일 뿐이었지만, 이제 그와 맞서기도 또 파괴하기도 하죠. 사슴신의 머리를 훔쳐 도망가는 수도승 '지코'에게 아시타카는 그것을 돌려주는 것 역시 인간의 몫이라고 말합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인간의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뜻이겠죠.이번 주 주말에는 우리가 자연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는 사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유치할 거라는 편견을 갖고 보는 편이에요. 하지만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는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었네요. 환경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쏟아지는 와중에 조금은 유희적인 영화로 가볍게 접근해보고 싶다면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