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가장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고, 인기 많았던 키리시마가 어느 날 동아리활동도 그만두고 학교를 안나오면서부터 영화는 시작됩니다. 비록 키리시마라는 인물은 영화 속에서 실제로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그가 사라지자 흔들리는 동아리 부원들, 하염없이 그를 기다리는 동성 친구들, 연락이 닿지 않아 불안해하는 여자친구를 보면 그의 존재감이 대단했음을 짐작할 수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키리시마가 없어진 학교에서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친구들도 있는데요. 서열이 높은 친구들 사이에서 목소리를 잘 내지 못하던 친구들, 마이너한 취향으로 학우들의 비웃음을 사던 영화 동아리 부원들 등, 키리시마가 사라지자 많은 것들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학창시절 존재했던 키리시마들을 떠올리며, 왓챠에서 영화를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키리시마가 사라진 후 당황하며 흔들리던 친구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히로키만이 담담한 태도를 유지했는데요. 하지만, 동아리 활동에 별다른 관심이 없고 생기 없이 살아가던 히로키는 키로시마라는 거대한 존재가 사라졌음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찾아가는 영화 동아리 부장 료야를 보며 결국 차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죠.

그저 키리시마의 존재에 허우적거리는 학우들 사이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어낸 료야. 료야는 영화 후반에 대사를 물어보는 부원에게 "우리들은 이 세계에서 살아가야만 하니까"라고 짚어주죠. 많은 것들이 우리의 삶을 흔들고 있는 요즘이지만, 그럼에도 나 하나쯤은 행복한 마음을 삶을 지켜나갈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 아닐까요? 그래서 에디터 차차도 사내 동호회를 만들어보려구요.

— 에디터 차차 🤔

히로키를 짝사랑하던 여학생은, 히로키가 여자친구와 키스하는 모습을 보고 난 후 그의 주위에서 악기 연주하는 것을 멈춥니다. 그리고 곧 오케스트라에서 최고의 연주를 해 내죠. 키리시마의 부재로 방황하던 친구들과 달리 드디어 오케스트라 부장으로 오롯이 선 모습은 료야와도 많이 닮아있습니다. 

우리에게도 키리시마는 있습니다. 주위의 시선이라는 키리시마, 돈이라는 키리시마, 인간관계라는 키리시마. . . 촌스럽고, 볼품없고, 유명하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순간, 키리시마가 없이도 우리는 진짜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에디터 패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