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고향에 남아 테니스장에서 일을 하던 정희는, 경기가 안좋아졌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잘리게 됩니다. 때마침 서울에서 지내고 있는 민영은 정희에게 서울에 놀러와서 하룻밤 자고 가라는 제안을 하는데요. 민영과 함께 고등학생 때처럼 놀 생각을 가득 찬 정희는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캐리어에 잔뜩 싸들고 갑니다. 그런 그녀를 보고, 민영은 아무 반응도, 관심도 없어보이죠.

자신과 함께 시덥지 않은 이야기에도 깔깔거리며 놀았던 민영은 이제 없었습니다. 민영은 오로지 학점 생각 뿐이며, 영화나 한 편 '아무거나' 보고 오자고 말하는데요. 혼자 터덜터덜 떡볶이를 포장하러 온 정희를 보고 사장님이 학생이냐고 묻자, 정희는 머뭇거리다가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합니다. 졸업한 후, 오로지 대학교 밖에는 없을 것 같은 우리의 길. 우리는 때를 기다리는 여유가 있었던가요?

— 에디터 차차 🤔

— 에디터 패트 🕺

🤔: 지난 주를 마지막으로 이제 정말 겨울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가을의 마지막날, 지하철로는 30분 이동하면 되는 거리를 굳이 뱅뱅 돌아가는 1시간 루트의 버스 여행으로 바꿔봤습니다! 노란색으로 온 세상이 바뀌어있는 순간을 보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는데요. 가끔은 '굳이?' 싶은 순간에, 오히려 여유를 갖고 세상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이 굳이 하고야 마는 낭만은 무엇인가요?

🕺: 저희 회사에서도 요즘 '굳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료들이 많습니다! 굳이 한 번 뛰어보고, 굳이 한 번 '시가 바'를 가 보고 말이죠. 그런데 저는 요즘 '굳이' 하고 있는 일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이유 없는 노력을 쏟거나 시간을 보내는 일을 극히 경계하다보니, 마음의 여유도 점점 사라지는 거 같아요. 이번 주말만큼은, '굳이' 먼 곳의 카페를 찾아가 멍하니 앉아있던 예전으로 돌아가 봐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