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자신을 프린스턴 대학생으로 오해한 갑부의 부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가난한 피아노 연주자였던 '톰 리플리'는 갑부의 아들 '디키 그린리프'를 데려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고, 재즈를 좋아하는 프린스턴 졸업생으로 위장해 로마로 떠납니다. 

그러나 톰은 곧 디키의 부와 자유로움, 그리고 그의 아름다운 연인 '마지'에게 압도됩니다. 디키처럼 살고 싶었고, 결국 디키가 되고자 했던 그는 거짓말을 덮기 위해 끊임없이 남들을 속이고 범행을 저지릅니다. 톰은 어떻게 이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요. 지금 넷플릭스와 왓챠에서 확인하세요.

디키의 변덕스러운 취향과 결정을 보며 톰은 너는 대체 누구인지, 왜 늘 다른사람인 척 하는지를 묻습니다. 가짜 신분, 가짜 취향, 가짜 관계로 무장한 톰의 대사는 아이러니 그 자체였고, 격노하는 디키와 마주하자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맙니다. 

톰 리들리 역시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닐겁니다. 다만 그를 지탱하는 자존감은 '디키 그린리프'를 만나 무너져버렸고, 결국 그 자체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일테죠. 나 스스로에게 상처준 말이 쌓인다면, 나 대신 남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자라납니다. 

톰은 마지막까지도 거짓말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준 사람에게조차 끔찍한 일을 저지르죠. 그를 동정하고 싶은 마음은 일절 들지 않지만, 자신의 좋은 점을 남의 입으로만 들을 수 밖에 없었던 그의 모습은 다소 측은했습니다. 작은 리플리가 되지 않기 위해 오늘, 나의 좋은 점 하나를 스스로에게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