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자 '루이스'는 지구에 도착한 외계 비행선을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이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인간들을 우주선에 초대하고, 2시간 남짓의 '세션'동안 루이스와 그의 과학자 동료 '이안'은 외계인들에게 인류의 언어를 가르칩니다. 그리고 마침내 "What is your purpose on Earth(당신들이 지구에 온 목적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죠.

그 사이 루이스는 현재와 미래를 구분하지 않는 이들 '헵타포드'의 사고방식을 받아들입니다. 결혼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딸과 남편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되고, 위기의 순간에서 미래로부터 힌트를 얻기도 하죠. 이과스러운 주제를 가장 문과스럽게 담아낸 영화를 왓챠에서 감상하세요.

외국어에 몰입하면 사고의 방식도 그에 따라 바뀐다는 '사피어-워프 가설'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학자들이 그러하듯 저도 일부 동의하는 가설이에요. 영어를 배우다 보면 서구권 화자들이 상대적으로 '나'를 중심에 두고 대화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또 한가지, 명품의 나라 이탈리아에는 '(값이)싸다'라는 단어가 없답니다 - 대신 '덜 비싸다'라는 표현을 쓴다네요!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사고의 방식은 사용하는 단어에 따라 바뀐다'고요. 요즘 패트 에디터는 한국에 있을때보다 사고가 더 단순해지고,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물론 영어 구사력이 한국어의 그것보다 부족한 탓이 크겠지만, 당신의 즐거움과 목표, 그리고 의견을 묻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해요. 이번 주말, 긍정적인 단어와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루이스는 딸의 미래를 알고도 운명을 받아들입니다. 남편을 만나고, 결국 이 문제로 헤어질 것을 알면서도 모든 순간을 기쁘게 맞이하죠. 마치 헵타포드가 지구에서 벌어질 모든 일들을 알면서도 인류를 찾아왔듯 말이죠. 

패트 에디터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어요.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나에게 도통 자유 의지란 존재하는 것인지, 그렇지만 앞으로 닥칠 일들에 의연히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구독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헵타포드 언어가 우리에게 즐거운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외국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너무 와닿았어요. 제가 습관적으로, 의식적으로 "오히려 좋아"를 입 밖으로 내뱉는 이유도 부정적 언어가 부정적 사고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함이거든요. 또 저는 2주 뒤에 사주를 예약해놨는데요. 과연 나의 미래를 정확히 알게 되더라도 나의 신념과 가치관은 바뀌지 않을지 궁금하네요.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런 영화 대환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