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는 두 번이나 재혼해 따로 살던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듣고 장례식에 찾아가죠. 그 곳에서 아버지의 또 다른 딸 스즈를 만나게 되는데요. 의붓어머니와 살게 될 스즈가 걱정된 세 자매는 스즈를 데려와 같이 살기로 하죠.

세 자매를 내버려두고 떠난 엄마, 바람핀 아빠의 의붓자매를 흔쾌히 받아준 세 자매까지 무언가 엉망진창인 집이지만, 영화는 내내 평온하고 마음 따뜻하기만 하죠. 자극적인 영화에 피곤함을 느꼈다면, 가족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왓챠에서 확인해보세요.

스즈는 자신이 바람 피운 부모님 아래에서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곤 했죠. 이런 스즈에게 단골 식당 아주머니는 “너 같은 보물을 세상에 남겨서 너희 부모님은 좋겠다”라고 말을 하는데요.

조금 나쁜 생각이지만, 저는 가끔 너무 힘들 때 세상에 저를 살게 한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날 좋은 휴무일에 루프탑에서 바람을 맞으며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있을 때, 좋아하는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나눠가질 때는 어쩌면 나도 소중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곤 하죠.

스스로를 하찮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보물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보물이라고 불러주는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으면 좋겠네요.

여수가 본가인 에디터 차차는 의지할 곳이 없는 서울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부모님이 언제든지 본가로 내려오라고 말해주는데요. 내가 언제라도 의지할 곳이 있다는 사실은 그 말만으로도 엄청난 힘이 되죠. 처음엔 언니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불편해보이던 스즈가 점점 솔직해지고 편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태어나지도 않은 언니들이 그리워졌네요.

가족과 떨어져 지낸지 오래된 저지만, 처음에는 피가 섞인 가족이 아니라면 정말 남이라는 생각으로 벽을 세우고 지냈어요. 하지만 힘든 시기에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가족과 남으로 세상을 나눠 생각할 필요가 없겠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마음을 열면 누구와도 가족이 될 수 있고, 그 만큼 세상은 살만 해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