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 영화는 미국의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팀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신부 '게오건'이 여러 아동을 성추행한 전력이 있음에도 가톨릭 교구는 이를 은닉하기 바빴고, 보스턴 교구장이었던 '로우' 추기경 역시 이에 동조했다는 사실을 새로 부임한 편집장으로부터 제보받게 되죠.  

진실을 향해 다가갈수록 거세지는 교회 공동체의 압력과 비판, 그리고 인내심을 잃어가는 피해자 모임과 마주하는 스포트라이트 팀. 그럼에도 이들은 묵묵히, 멈추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이어나갑니다. 기자윤리와 진실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왓챠에서 감상하세요.

편집장인 '로비'는 당시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유력 인사들을 만납니다. 이들은 로비의 물음에 아직 사실로 밝혀진 것은 없다며 사건을 묻고 싶어 하는데요. 이때 로비는 자신이 만났던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역시 운동부였고, 지금은 좋은 직업, 행복한 가족과 함께 하고 있지만 대화를 시작한지 10분만에 '무너져 내렸다'고 했죠.

오늘날에도 여전히 자신의 위력을 이용해 남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가 겪지 않았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일이 아닌 것처럼, 피해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것은 우리의 중요한 책임입니다. 우리도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일지 모르니까요. 

이미 이전에도 여러차례 진실을 밝힐 기회가 있었던 로비에게 사람들은 따져 묻습니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고, 또 무엇을 했냐고 말이죠. 로비는 '모르겠다'고 솔직히 답합니다. 본인조차 스스로가 원망스러울 뿐이었죠. 하지만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져야만 합니다. 우리 스스로와 다음 세대를 위해서 말이죠. 한국의 언론사들은 최근들어 '낚시성 기사'등으로 더욱 지탄받고 있는데요. 부디 이 영화가 좋은 지침이 되주었으면 좋겠네요.

영화는 정말 다큐처럼 현실성이 넘쳐요. 하지만 실제 발생했던 일들은 피해자들에게 이보다 더 큰 충격을 줬겠죠. 한 때 언론인을 꿈꿨던 사람으로서 과연 나는 마주하기 싫은 진실을 마주쳤을 때 외부와 내면의 압력을 이겨내고 언론인으로서의 책임을 다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슷한 영화로 최근에 나온 넷플릭스 다큐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