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오필리아'는 만삭의 어머니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숲으로 이사를 갑니다. 그는 파시스트 정부군의 대위로, 내전 이후 살아남은 시민군들을 소탕하고 있죠. 오필리아는 그 숲에서 기이한 미궁을 발견하고, 요정 '판'에게 사실 그녀는 지하 왕국의 공주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세 가지 임무를 마쳐야 비로소 지하왕국으로 갈 수 있다고 하죠.

오직 아들만을 바라는 비달 대위, 아픈 어머니, 매일 죽어가는 군인들과 시민들. 잔혹한 현실 속에서 펼쳐지는 환상과 모험은 오필리아를 완전히 사로잡습니다. 그녀는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지하 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왓챠,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에서 이번 주 영화를 감상하세요.

오필리아가 요정 판을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판의 기괴한 모습에 몸서리치며 가까이 다가가기를 주저했습니다 (저라도 금세 도망치고 말았을 것 같네요). 그리고 판이 준 책을 읽기 전까지 지하 왕국의 공주였다는 말도 쉽게 믿지 않았죠. 그런데 소중한 이들이 모두 곁을 떠났을 때, 오필리아는 판에게 달려가 안기며 위로받습니다.

영화는 판과 지하 왕국, 그리고 오필리아의 임무가 실제인지 환상인지 정확히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필리아에게 만큼은 이 기이한 경험들이 잔인하고 무관심한 어른들의 세계보다 더 진짜였을 거라는 점은 분명하겠죠. 전쟁의 참상을 다시금 목도하고 있는 지금, 아이들에게 더 이상의 잔혹한 동화를 들려주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 에디터 패트 🏃

전쟁 속 참혹한 현실을 살고 있는 어른들은 요정의 이야기를 하는 오필리아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아요. 오히려 그녀가 어른이 된다면 세상이 더 잔인한 곳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죠. 생사가 오가는 현실에서 엄마와 자신의 동생을 지키고 싶은 그녀의 마음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어요.

우리가 어른이 된다면, 다양한 환상과 꿈을 믿고 그리는 어린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그들이 잔혹하고 무서운 현실을 알도록 일러주는 일보다, 좀 더 마음 속에 품고 살고 싶은 현실을 만드는 일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요?

— 에디터 차차 🤔